
“아이들의 순박한 미소를 보는 순간 제 지친 마음이 위로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의료봉사를 지속케하는 원동력이죠.”
광주 동구 도담소아청소년과의원의 정현경(51·여) 원장은 9년째 캄보디아 캄퐁스퓨 주(州)에 위치한 ‘광주진료소’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지난 2015년께 우연히 지인을 통해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소식을 듣게 된 정 원장은 매너리즘에 빠진 자신을 ‘재충전하자’라는 마음으로 해외 봉사에 나섰다.
정 원장은 11일 “8년 전 ‘아시아 희망나무’라는 단체가 캄보디아 캄퐁스퓨 주에 광주진료소를 짓고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스스로를 재충전하자는 마음과 함께 작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의료봉사에 동참하게 됐다”고 기억을 되짚었다.
‘아시아 희망나무’는 광주지역을 대표하는 의료봉사단체로 안과, 내과, 소아과 등 다양한 분야의 의사들이 모여 이주여성 지원사업,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건립 등 2014년부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 원장은 “처음 캄보디아에 도착해 진료를 보던 날이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는다”며 “수년 간의 경련으로 이미 뇌 손상이 의심되는 아이부터 생후 8개월 된 아기가 영양실조로 실려오는 등 당시 현지 의료상황이 심각했다”고 회상하며 안타까움에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진료를 받기 위해 2시간을 걸어 병원을 찾아온 환자도 있었다”며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손을 쓸 수 없는 경우도 많아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또 “지난 8월에는 저를 포함한 의사 7명이 1천500명의 환자를 종일 진료했다”며 “불볕더위 속에서 쉴 시간 없이 진료를 하다보니 온몸이 땀으로 절여져 탈수 증상까지 나타났지만, 2시간이 넘어가는 대기 시간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을 보며 책임감을 느꼈다” 전했다.
그러면서 정 원장은 “진료가 끝난 후 연신 고맙다며 환하게 웃는 사람들 덕분에 지친 마음도, 몸도 활기를 되찾곤 했다”고 미소 지었다.
봉사를 통해 돈보다 더 값진 것들을 얻었다는 정 원장에게도 한 가지 고민이 있는데, 바로 해외 진료 일정으로 인해 운영하는 병원의 문을 자주 닫아야 하는 것이다.
비교적 수익이 많지 않은 소아청소년과 특성상 자주 자리를 비우는 것이 수익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아청소년과의 수가는 10년 전과 비교해도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정 원장은 설명했다.
정 원장은 “8, 9월 연달아 봉사를 다녀오려고 하니 수익적인 부분이 염려되는 건 사실이다. 진료 봉사도 모두 사비를 들여 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소아과는 수가 자체도 낮아 수익이 나기 힘든 구조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자신의 진료를 받고 밝게 웃음 짓던 캄보디아 사람들을 생각하면 봉사를 멈출 수가 없다는 정 원장은 “많은 사람이 봉사를 통해 느끼는 기쁨에 대해 알게 되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달했다.
정 원장은 “시간은 누구에게나 한정됐다. 기회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며 “지금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도움부터 시작해야 한다. 작은 도움이 모여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장은정 인턴기자 |